식품첨가물, 정말 위험한가? E번호의 진실
식품첨가물, 정말 위험한가? E번호의 진실
과학적 근거로 밝히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
식품첨가물에 대한 공포와 오해
"E621은 뇌세포를 죽인다", "아질산나트륨은 암을 유발한다", "합성 착색료는 아이들의 ADHD를 일으킨다". 인터넷과 SNS에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공포가 넘쳐납니다. 2023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소비자의 72%가 "식품첨가물이 건강에 해롭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얼마나 될까요?
현대 식품 산업에서 첨가물 없이 제품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부패 방지, 맛 개선, 색 유지, 영양 강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첨가물이 있다/없다"가 아니라 "어떤 첨가물을, 얼마나 사용했는가"입니다. 모든 것은 용량의 문제입니다. 물도 과다 섭취하면 중독되고, 비타민도 과다하면 독성이 나타납니다.
유럽연합(EU)의 E번호 시스템은 승인된 식품첨가물에 부여하는 코드입니다. E100번대는 착색료, E200번대는 보존료, E300번대는 산화방지제 등으로 분류됩니다. "E번호가 있다 = 위험하다"는 오해가 많지만, 실제로는 안전성이 검증된 첨가물에만 E번호가 부여됩니다. 오늘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식품첨가물이란 무엇인가?
정의: 식품의 제조, 가공, 보존 과정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첨가하는 물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약 600여 종의 첨가물을 허가하고 있으며, 각각 엄격한 안전성 평가를 거칩니다.
주요 카테고리: 보존료는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여 부패를 방지합니다(안식향산, 소르빈산). 산화방지제는 지방의 산패를 막아 신선도를 유지합니다(비타민 E, 아스코르브산). 착색료는 색을 부여하거나 복원합니다(카라멜, 치자 색소). 감미료는 단맛을 내거나 강화합니다(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유화제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합니다(레시틴). 증점제는 점도를 높여 식감을 개선합니다(잔탄검). 영양 강화제는 부족한 영양소를 추가합니다(비타민, 미네랄).
안전한 첨가물 vs 주의할 첨가물
Level 1: 안전한 첨가물 (천연 또는 극히 낮은 독성) 비타민 C (아스코르브산, E300)는 산화방지제이며 과일, 채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영양소이기도 하여 ADI(1일 섭취 허용량) 제한 없습니다. 비타민 E (토코페롤, E306~309)는 산화방지제이며 견과류, 식물성 기름에 자연 존재하고, 건강에 유익하여 ADI 제한 없습니다. 레시틴 (E322)은 유화제이며 대두, 계란에서 추출하고, 세포막의 구성 성분으로 ADI 제한 없습니다. 베타카로틴 (E160a)은 착색료이며 당근, 고구마에 자연 존재하고, 비타민 A 전구체로 ADI 제한 없습니다. 구연산 (E330)은 산미료이며 레몬, 오렌지에 자연 존재하고, 대사 과정의 일부로 ADI 제한 없습니다. 펙틴 (E440)은 증점제이며 과일(사과, 감귤)에서 추출하고, 식이섬유로 ADI 제한 없습니다.
Level 2: 일반적으로 안전 (GRAS -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소르빈산 (E200)은 보존료이며 체중 1kg당 25mg까지 안전하고, 곰팡이, 효모 억제에 효과적이며, 빵, 치즈, 와인에 사용됩니다. 안식향산나트륨 (E211)은 보존료이며 체중 1kg당 5mg까지 안전하고, 음료, 소스에 널리 사용되지만, 비타민 C와 결합 시 벤젠 생성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카라멜 색소 (E150)는 착색료이며 설탕을 가열하여 만들고, 콜라, 간장, 맥주에 사용되며, E150c, E150d는 4-MEI 논란이 있으나 정상 섭취량에서는 안전합니다. 잔탄검 (E415)은 증점제이며 미생물 발효로 생산하고, 드레싱,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며, 식이섬유 효과가 있어 ADI 제한 없습니다.
Level 3: 주의가 필요한 첨가물 아질산나트륨 (E250)은 보존료/발색제이며 체중 1kg당 0.06mg까지입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에 사용되며, 보툴리누스균 억제(치명적 식중독 예방)에 필수적이지만, 고온 조리 시 니트로사민(발암물질) 생성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하면 니트로사민 생성이 억제되므로, 가공육 먹을 때 과일,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타르 색소 (E102, E110, E129 등)는 합성 착색료이며 노란색(E102), 오렌지색(E110), 빨간색(E129)입니다. 사탕, 음료, 과자에 사용되며, 일부 연구에서 어린이 과잉행동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었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EU는 "어린이 활동과 주의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음" 경고 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MSG (글루탐산나트륨, E621)은 향미 증진제이며 ADI 제한 없습니다(GRAS). 다시마, 토마토에 자연 존재하며, "MSG 증후군" 논란(두통, 메스꺼움)이 있으나 대규모 연구에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고, 정상 섭취량(3g 이하/끼)에서는 안전합니다.
Level 4: 피해야 할 첨가물 (일부 국가에서 금지) 트랜스지방 (부분 경화유)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30% 증가하며, 미국 FDA는 2018년 전면 금지했고, 한국도 2021년부터 식품에 사용 금지했습니다. BHA/BHT (E320, E321)는 산화방지제이며 EU는 사용 제한, 미국은 GRAS로 분류했고, 동물 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인간 대상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브로민산칼륨은 밀가루 개량제이며 발암 가능성으로 EU, 캐나다, 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금지되었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와 진실
오해 1: "MSG는 독약이다" 진실: MSG(글루탐산나트륨)는 다시마, 토마토, 치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미노산입니다. 1960년대 "차이니즈 레스토랑 증후군" 논란이 있었으나, 이후 수십 년간의 연구에서 정상 섭취량에서는 안전함이 입증되었습니다. WHO, FDA, 식약처 모두 GRAS(일반적으로 안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과다 섭취(10g 이상)는 일시적 증상(두통, 홍조)을 일으킬 수 있으나, 이는 소금을 과다 섭취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해 2: "천연 첨가물은 무조건 안전하고, 합성 첨가물은 위험하다" 진실: 천연 ≠ 안전, 합성 ≠ 위험입니다. 카민(E120)은 천연 착색료(연지벌레에서 추출)이지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은 합성이지만 완전히 안전합니다. 중요한 것은 천연/합성 여부가 아니라 안전성 평가 결과입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자연에서 가장 강력한 독이며, 합성 인슐린은 수백만 당뇨병 환자의 생명을 구합니다.
오해 3: "E번호가 많을수록 위험하다" 진실: E번호는 유럽연합이 승인한 안전한 첨가물에 부여하는 코드입니다. E300은 비타민 C이고, E322는 레시틴(대두, 계란)이며, E440은 펙틴(과일 섬유)입니다. 오히려 E번호가 있다는 것은 안전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E번호가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이거나 비타민, 미네랄입니다.
ADI(1일 섭취 허용량)의 이해
ADI란? Acceptable Daily Intake의 약자로, 평생 매일 먹어도 건강에 영향이 없는 양입니다. 동물 실험에서 무독성량(NOAEL)을 확인하고, 안전 계수 100~1000을 적용하여 계산합니다(인간은 동물보다 10배 민감할 수 있고, 민감한 개인은 평균보다 10배 민감할 수 있다고 가정).
예시: 아스파탐의 ADI는 체중 1kg당 40mg입니다. 60kg 성인은 하루 2,400mg까지 안전합니다. 다이어트 콜라 1캔(350ml)에 약 180mg이 들어있으므로, 하루 13캔을 마셔야 ADI에 도달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양입니다.
소르빈산의 ADI는 체중 1kg당 25mg입니다. 60kg 성인은 1,500mg까지 안전하며, 빵 한 조각에 약 50mg이므로 하루 30조각을 먹어야 ADI 도달합니다.
대부분의 첨가물은 정상적인 식사에서 ADI의 1~10%만 섭취됩니다.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실전 가이드: 제품 선택법
원칙 1: 원재료명 짧은 것 선택 A제품 원재료: 밀가루, 설탕, 버터, 계란, 베이킹파우더(5개)로 단순합니다. B제품 원재료: 밀가루, 설탕, 쇼트닝, 유화제(E471), 착색료(E110, E129), 보존료(E202, E211), 향료, 산화방지제(E320)(15개 이상)로 복잡합니다. A제품이 더 자연에 가깝고 안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칙 2: 천연 착색료 선호 합성 타르 색소(E102, E110) 대신 천연 색소(치자 색소, 비트 색소, 베타카로틴)를 선택합니다. 특히 어린이 제품은 천연 착색료 사용 제품을 선호합니다.
원칙 3: 아질산염 함량 낮은 가공육 "무아질산" 또는 "저아질산" 표시 제품을 선택하고, 가공육 먹을 때는 비타민 C 풍부한 채소(브로콜리, 파프리카)와 함께 먹으며, 고온 조리(직화 구이)보다 저온 조리(삶기, 찌기)를 선호합니다.
원칙 4: 과도한 공포 피하기 "첨가물 제로"를 추구하면 선택지가 극히 제한되고,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허가된 첨가물은 정상 섭취량에서 안전하므로, 다양한 식품을 적당히 먹는 것이 최선입니다.
특정 그룹의 주의사항
어린이: 타르 색소(E102, E110 등) 제한합니다. ADHD 연관성 논란이 있어 천연 착색료 제품을 선호하며, 카페인 함유 첨가물(과라나 추출물)을 피하고, 인공 감미료를 최소화합니다(성장기 미각 발달 고려).
임산부: 아스파탐은 페닐케톤뇨증 아기에게 위험하므로 과다 섭취를 피하고, 아질산염(가공육)을 제한하며, 카페인(콜라, 에너지 음료)을 하루 200mg 이하로 제한합니다.
알레르기 환자: 황산염(E220~228)은 천식 환자에게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카민(E120)은 드물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MSG는 극소수에서 민감 반응이 나타나므로, 제품 라벨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시를 확인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
첨가물이 필요한 이유: 보존료 없이는 식품이 빨리 부패하여 식중독 위험이 급증하고(보툴리누스균, 살모넬라), 산화방지제 없이는 기름이 산패하여 발암물질(과산화지질)이 생성되며, 영양 강화제 없이는 비타민, 미네랄 결핍이 발생합니다(요오드, 비타민 D 강화).
역사적 관점: 1900년대 초, 첨가물 규제가 없던 시절에는 납, 비소, 포름알데히드 등이 식품에 사용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식중독, 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현대 식품 첨가물 규제는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발전했으며, 지금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식품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위험 vs 인식된 위험: 첨가물보다 훨씬 위험한 것들은 과도한 나트륨(고혈압, 뇌졸중), 과도한 당(당뇨병, 비만), 트랜스지방(심혈관 질환), 알코올(간 질환, 암), 흡연(모든 암)입니다. 첨가물을 걱정하면서 라면, 치킨, 술을 자주 먹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