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은 장을 어떻게 통과할까
탄수화물의 소화는 입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장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이 글에서는 탄수화물이 소장과 대장을 거치며 어떤 형태로 분해·흡수되고,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생리학적 흐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장은 탄수화물 처리의 핵심 공간이다
위에서는 음식이 주로 물리적으로 섞이고 분해되지만, 탄수화물의 최종 분해와 흡수는 장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소장은 영양소 흡수의 중심 역할을 하며, 대장은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의 처리에 관여한다.
이 과정은 장의 구간별 기능 차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소장의 구간별 역할
소장은 구조와 기능에 따라 십이지장, 공장, 회장의 세 구간으로 나뉜다.
- 십이지장: 췌장에서 분비된 소화 효소가 본격적으로 작용을 시작하는 구간
- 공장: 탄수화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영양소 흡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구간
- 회장: 흡수의 마지막 단계로, 일부 남은 영양소와 특정 성분이 처리되는 구간
탄수화물의 흡수는 주로 공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소장에서의 분해 과정: 효소의 역할
소장에 도달한 탄수화물은 여러 효소에 의해 단계적으로 분해된다.
- 아밀라아제(amylase): 밥이나 빵에 포함된 전분을 더 작은 당류로 분해
- 말타아제(maltase): 엿당을 포도당으로 분해
- 수크라아제(sucrase): 설탕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
이 과정을 거쳐 탄수화물은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와 같은 단당류 형태가 된다.
소장에서의 흡수 메커니즘
소장 내벽에는 융모(villi)라고 불리는 수많은 작은 돌기들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다. 이 구조 덕분에 소장의 흡수 면적은 매우 크게 확장되며, 흔히 테니스 코트에 비견될 만큼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해된 단당류는 이 융모를 통해 혈관으로 흡수되며, 이후 간으로 이동해 체내 에너지 흐름에 편입된다. 이 단계가 탄수화물 흡수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의 이동
모든 탄수화물이 소장에서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 포도당이나 설탕과 같은 단순당은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된다.
- 반면 통곡물의 전분 일부나 채소의 셀룰로오스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탄수화물의 구조에 따라 장 통과 경로는 달라진다.
대장에서의 발효 과정
대장에 도달한 탄수화물, 특히 식이섬유(수용성 및 불용성)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다. 이 과정에서 단쇄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s)이 생성된다.
이러한 발효 산물은
-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 장 내 pH 조절에 관여하고
- 장 환경 유지와 관련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도 대장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장 통과 시간의 차이
탄수화물이 장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 소장 통과에는 약 3~5시간,
- 대장 통과에는 약 12~24시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경우, 대장에서의 체류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장을 통과하며 나타나는 물리적 변화
탄수화물은 장을 지나며 수분과 결합하고, 분해 상태가 점차 달라진다. 특히 대장에서는 수분 흡수가 이루어지며, 내용물의 형태가 조절된다.
이 과정은 배출 형태와 장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준다.
정리
탄수화물은 소장에서 효소에 의해 단당류로 분해된 뒤, 융모를 통해 흡수된다. 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며,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장 통과 과정은 탄수화물의 구조와 장의 기능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다.
식사 후 몸의 반응이나 장의 움직임을 떠올려보면, 탄수화물이 장을 통과하는 이 복합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