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 정리 2편
많이 믿지만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
편의점 음료 코너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제로 슈거’, ‘저당’, ‘저탄수’라는 문구를 찾는다.
“탄수화물은 독이다.”
“먹으면 바로 살찐다.”
“끊어야 건강해진다.”
이 말들, 정말 사실일까?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널리 퍼져 있지만 오해에 가까운 주장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오해 ① “탄수화물은 먹는 즉시 지방으로 바뀐다”
왜 이런 말이 퍼졌을까?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오르고,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 과정이 단순화되며
“인슐린 = 지방 저장 = 탄수화물은 바로 살”이라는 공식처럼 퍼졌다.
실제로는?
탄수화물은 가장 먼저 에너지로 사용되는 영양소다.
- 뇌 활동
- 근육 움직임
- 체온 유지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소비된다.
에너지가 남을 때에만 일부가 지방으로 저장된다.
즉, 문제는 탄수화물 자체가 아니라
하루 총 섭취 열량이 얼마나 되는지다.
오해 ② “밤에 탄수화물 먹으면 다 살로 간다”
왜 이렇게 믿게 됐을까?
- 밤에는 활동량이 줄어든다
- 저녁 먹고 자서 살찐 경험담이 많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며 만들어진 인식이다.
실제 연구 흐름은?
최근 여러 영양학 연구들에 따르면
같은 열량을 섭취했을 때 섭취 시간만으로 체중 차이가 생기지는 않는다.
체중 변화에 더 중요한 요소는:
- 하루 전체 섭취량
- 식사 구성
- 장기적인 식습관
밤이라는 시간 자체가 살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해 ③ “탄수화물은 중독성이 있어서 끊어야 한다”
어디서 나온 주장일까?
설탕이 뇌 보상 회로를 자극한다는 연구가
“마약처럼 중독된다”는 표현으로 과장되며 퍼졌다.
실제로는?
- 설탕은 즐거움을 유발할 수 있음 → 사실
- 하지만 니코틴·코카인처럼 물리적 의존성을 만드는 물질은 아니다
여러 정신의학·영양학 논의에서
‘식품 중독’은 공식 진단명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설탕이 특별히 중독성이 강한 물질은 아니지만,
설탕·지방·소금이 결합된 초가공식품은
뇌 보상 회로를 강하게 자극해 과잉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문제는 탄수화물 자체가 아니라
초가공식품 중심의 식환경이다.
오해 ④ “탄수화물을 끊으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
초반 체중 감소의 진짜 이유
저탄수화물 식단 초기에 체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대부분 다음과 같다.
- 글리코겐 감소
- 탄수화물 1g은 물 약 3g과 함께 저장됨
- 수분 배출
- 전체 섭취 열량 감소
이는 지방 감소가 아니라 수분 변화에 의한 것이다.
여러 장기 비교 연구들에서
저탄수 식단과 저지방 식단의 1년 후 체중 차이는 크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식단이든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다.
오해 ⑤ “탄수화물은 염증을 일으킨다”
왜 이런 말이 퍼졌을까?
“설탕을 끊으니 염증이 사라졌다”는 경험담과
정제 탄수화물의 염증 연관성 연구가 결합되며
‘탄수화물 = 염증’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실제로는?
이 말은 절반만 맞다.
- 정제 탄수화물(설탕, 흰 밀가루)은
염증 지표와 연관될 수 있음 - 하지만 통곡물, 채소, 과일 같은 탄수화물은
오히려 염증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탄수화물’이 아니라
어떤 형태의 탄수화물인가다.
오해 ⑥ “탄수화물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
우리 몸은 지방과 단백질을 이용해
새로운 포도당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당신생(糖新生, gluconeogenesis)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 뇌는 하루 약 120g의 포도당을 사용
- 장기간 부족 시:
- 근육 손실
- 운동 능력 저하
- 만성 피로
여러 영양학 단체에서는
하루 최소 130g 정도의 탄수화물 섭취를 권장한다.
“살 수 있다”와 “건강하다”는 다른 문제다.
나는 어떤 오해를 믿고 있었을까?
┌─────────────────────────────┐
│ □ 탄수화물은 먹는 즉시 지방으로 바뀐다 │
│ □ 밤에 탄수화물 먹으면 다 살로 간다 │
│ □ 탄수화물은 중독성이 있어서 끊어야 한다 │
│ □ 탄수화물을 끊으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 │
│ □ 탄수화물은 염증을 일으킨다 │
│ □ 탄수화물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
└─────────────────────────────┘
몇 개나 체크했는가?
체크가 많을수록, 우리가 믿었던 것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반복된 마케팅 문구였을 가능성이 크다.
시리즈를 마치며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영양성분표 읽는 법부터
탄수화물의 역할, 역사적 인식 변화,
그리고 반복되는 오해까지 살펴봤다.
이제 당신은
‘제로 슈거’라는 문구에 휘둘리기보다
탄수화물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갖게 됐다.
다음에 영양성분표를 볼 때
이 시리즈가 한 번 떠오른다면,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