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vs 저지고탄,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는?
영양학으로 분석하는 두 가지 다이어트의 과학과 선택 가이드
다이어트 논쟁의 핵심
체중 감량의 세계에서 가장 큰 논쟁은 "탄수화물이 문제인가, 지방이 문제인가?"입니다. 저탄고지(Low Carb High Fat, LCHF) 진영은 탄수화물과 인슐린을 악당으로, 저지고탄(Low Fat High Carb) 진영은 지방과 칼로리를 주범으로 지목합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이 논쟁은 최근 연구들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2018년 JAMA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DIETFITS)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1년간 609명을 추적한 결과, 저탄수화물 그룹과 저지방 그룹의 체중 감량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저탄 그룹 평균 6kg, 저지방 그룹 평균 5.3kg 감량으로 비슷했습니다. 이는 "무엇을 제한하느냐"보다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더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저탄고지(LCHF/케토제닉): 지방을 연료로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매크로 비율은 탄수화물 5~10%(20~50g), 단백질 20~25%, 지방 70~75%입니다. 가장 극단적 형태인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하루 20g 미만으로 제한합니다.
작동 원리: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2~4일 후 간의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몸은 케토시스(Ketosis) 상태에 들어갑니다. 지방이 분해되어 케톤체(BHB, 아세토아세테이트, 아세톤)로 전환되고, 이것이 포도당 대신 뇌와 근육의 에너지원이 됩니다. 혈중 케톤 농도가 0.5~3mM에 도달하면 영양학적 케토시스입니다.
장점: 빠른 초기 체중 감소가 있습니다. 첫 1~2주에 2~4kg 감량(주로 수분)으로 동기부여가 됩니다.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가 있어 케톤체가 식욕 억제 호르몬(CCK, GLP-1)을 증가시키고, 그렐린(배고픔 호르몬)을 감소시킵니다. 안정적인 혈당과 에너지를 제공하여 혈당 스파이크가 없어 오후 피로, 졸음이 사라집니다. 인슐린 민감성이 개선되어 당뇨병 전 단계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중성지방이 30~50% 감소하고, HDL(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합니다.
단점: 초기 케토 독감이 발생합니다. 2~7일간 두통, 피로, 짜증, 어지러움, 근육 경련이 나타납니다(전해질 부족이 주 원인). 사회생활의 제약이 있어 외식, 회식이 매우 어렵고, 밥, 빵, 과일을 거의 못 먹습니다. 변비 위험이 있어 섬유질 부족으로 변비가 흔하게 발생합니다. 장기 안전성 논란이 있어 5년 이상 장기 데이터가 부족하고, LDL 콜레스테롤이 일부에서 증가합니다. 영양 불균형 위험이 있어 비타민 C, 칼륨, 마그네슘, 식이섬유 부족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지고탄: 전통적 접근법
저지방 고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지방 섭취를 제한하고 탄수화물(특히 복합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원으로 합니다. 일반적 비율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15~20%, 지방 20~30%입니다. 1980년대부터 주류 영양학이 권장해온 방식입니다.
작동 원리: 지방은 1g당 9kcal로 탄수화물(4kcal/g)보다 2배 이상 고칼로리입니다. 지방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총 칼로리 섭취가 감소합니다. 복합 탄수화물(통곡물, 채소)은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포만감을 주고, 소화가 천천히 되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장점: 지속 가능성이 높습니다. 밥, 빵, 과일을 먹을 수 있어 실천이 쉽고 장기 유지가 가능합니다. 심혈관 건강에 유리하여 포화지방 제한으로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합니다.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하며 과일, 채소, 통곡물로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되어 탄수화물은 고강도 운동의 필수 연료이며, 근육 글리코겐을 효과적으로 채웁니다. 경제적이고 접근성이 좋아 콩, 곡물, 채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단점: 느린 체중 감소가 있어 초기 동기부여가 어렵고, 월 1~2kg 감량으로 저탄고지보다 느립니다. 배고픔 관리가 어려워 지방 제한으로 포만감이 빨리 사라지고, 잦은 허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제 탄수화물 함정이 있어 "저지방"이라는 이유로 과자, 빵, 시리얼을 과다 섭취할 위험이 있고, 이들은 당 함량이 높습니다. 혈당 조절 어려움이 있어 탄수화물 민감도가 높은 사람(인슐린 저항성)은 효과가 떨어집니다.
과학적 연구 결과 비교
단기 효과(6개월): 저탄고지가 우세합니다. 2014년 Annals of Internal Medicine 연구에서 저탄 그룹이 저지방 그룹보다 3.5kg 더 감량했습니다. 중성지방, HDL 개선도 저탄고지가 더 좋았습니다.
장기 효과(1년 이상): 차이가 줄어듭니다. 2018년 JAMA 연구에서 1년 후 두 그룹의 체중 차이는 0.7kg로 통계적으로 무의미했습니다. 2020년 British Medical Journal 메타분석(61개 연구, 6,925명)에서도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핵심 발견: 다이어트의 종류보다 "지속 가능성"과 "식사의 질"이 더 중요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자연식품, 채소 풍부, 가공식품 제한이 공통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개인차가 크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같은 다이어트에도 어떤 사람은 10kg, 어떤 사람은 2kg 감량하는 등 반응이 다양했습니다.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선택 기준
저탄고지가 적합한 사람: 인슐린 저항성이나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혈당 조절 필수), 탄수화물을 먹으면 끊임없이 배고픈 사람, 빠른 초기 결과로 동기부여가 필요한 경우, 외식이 적고 자취/직접 조리하는 사람,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지고탄이 적합한 사람: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LDL이 높은 경우, 채식주의자 또는 채식 지향자, 운동(특히 고강도, 근력 운동)을 즐기는 사람, 외식, 회식이 잦은 사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원하는 사람입니다.
중도적 접근: 중탄수화물: 탄수화물 30~40%(100~150g), 단백질 25~30%, 지방 30~40%의 균형 잡힌 접근입니다. 두 극단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피할 수 있으며, 가장 지속 가능하고 영양학적으로 안전합니다. 많은 영양사들이 권장하는 방식입니다.
실전 식단 비교
저탄고지 하루 식단 (1,800kcal) 아침: 계란 3개 버터 스크램블 + 아보카도 1개 + 베이컨 2줄 (탄 5g, 단 30g, 지 45g, 600kcal). 점심: 연어 구이 200g + 시금치 버터 볶음 + 치즈 30g (탄 8g, 단 50g, 지 40g, 650kcal). 간식: 마카다미아 견과류 30g (탄 4g, 단 2g, 지 23g, 230kcal). 저녁: 쇠고기 스테이크 150g + 브로콜리 올리브유 볶음 + 샐러드 (탄 10g, 단 40g, 지 25g, 470kcal). 총: 탄 27g(6%), 단 122g(27%), 지 133g(67%), 1,950kcal.
저지고탄 하루 식단 (1,800kcal) 아침: 오트밀 50g + 바나나 1개 + 아몬드 10알 + 무지방 우유 (탄 70g, 단 15g, 지 10g, 420kcal). 점심: 현미밥 1공기 + 닭가슴살 150g + 채소 듬뿍 + 된장국 (탄 80g, 단 40g, 지 8g, 540kcal). 간식: 사과 1개 + 그릭요거트 무지방 150g (탄 35g, 단 15g, 지 2g, 220kcal). 저녁: 통밀 파스타 + 토마토 소스 + 새우 100g + 샐러드 (탄 75g, 단 35g, 지 12g, 540kcal). 총: 탄 260g(58%), 단 105g(23%), 지 32g(16%), 1,720kcal.
두 다이어트의 공통 성공 원칙
가공식품 제한: 저탄이든 저지방이든, 초가공식품은 피합니다.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식품을 선택합니다.
단백질 충분히: 체중 1kg당 1.6~2.2g의 단백질은 근육 보존과 포만감에 필수입니다.
채소 듬뿍: 어떤 다이어트든 비전분성 채소는 무제한입니다. 브로콜리, 시금치, 양배추, 파프리카 등을 매 끼니 포함합니다.
지속 가능성 우선: 6개월, 1년 후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인지 자문해보세요. 극단적 제한은 요요의 지름길입니다.
개인화: 친구에게 효과적이었다고 나에게도 맞는 것은 아닙니다. 2~3개월 실험해보고 몸의 반응을 관찰하세요.
전환과 조합 전략
사이클링 접근: 주중에는 저탄고지, 주말에는 탄수화물 재공급(Carb Refeed)하는 방식입니다. 케토시스의 지방 연소 효과와 운동 퍼포먼스를 동시에 얻을 수 있으며, 사회생활과 병행 가능합니다.
단계적 전환: 3개월 저탄고지로 빠른 감량 후, 중탄수화물 유지 식단으로 전환합니다. 초기 동기부여와 장기 지속성을 모두 확보합니다.